사장님 명함이 사라지는 순간
오늘 아침, 40년 지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.
"야, 나 다음 주에 퇴임이야."
대기업 임원으로 30년을 달려온 그였다.
무엇보다 부러웠던 건 그의 명함이었다.
어디를 가든 고개가 숙여지고,
한 마디면 회의실이 조용해지는 그런 위력.
"그래서 뭐 할 거야?"
"아직 잘 모르겠어. 어디서 자문 같은 거 하라고 하더라고."
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.
과연 그 친구가 내일부터 일반인이 되어도 누군가 그의 조언에 돈을 낼까?
우리는 모두 을에서 시작한다.
첫 회사에 들어간 날을 기억한다.
엘리베이터에서 부장님을 만나면 벽에 붙어서 인사했고,
회식 때는 맨 끝자리에 앉아 술잔만 채웠다.
그때는 언젠가 저 자리에 올라가는 게 꿈이었다.
십수년이 흐르고 드디어 갑이 되었다.
회의를 주재하고,
예산을 결정하고,
수백 명의 운명을 좌우한다.
이제야 진짜 성공한 것 같았다.
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.
모든 갑은 언젠가 다시 을이 된다.
아니, 을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.
생물학적 한계 앞에서 CEO 명함도 그냥 종이조각일 뿐이니까.
더 잔혹한 건 AI가 이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.
얼마 전 한 후배가 말했다.
"형, 요즘 임원님들한테 조언 구하는 대신 ChatGPT한테 물어봐요. 더 빠르고 감정적이지도 않거든요."
AI의 타겟이 명확해 보인다.
하는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직업부터 잡아먹는다.
컨설턴트, 고문, 자문역이 1순위다.
그래서 역설이 필요하다.
갑일 때 을을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.
권력이 절정일 때,
그 권력이 사라진 후 무엇으로 밥벌이를 할지 고민해야 한다. 정보가 가장 많이 보이고,
시장의 니즈가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지금이야말로 그런 준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점이다.
하지만 99%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.
권력에 취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한다.
며칠 전 카페에서 20대 친구가 물었다.
"형, 성공하려면 뭘 해야 해요?"
나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.
"쿠팡에서 뭘 팔 수 있을지 고민해봐."
그 친구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.
하지만 이게 진짜 시험이다.
직함 없이, 회사 간판 없이,
오직 내가 만든 가치만으로 누군가의 지갑을 열 수 있는가?
내 조언을 AI가 대체할 수 없는가?
권력은 빌려온 것이다.
언젠가는 반납해야 할 임대품이다.
진정한 성공은 그 권력이 사라진 후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.
당신이 지금 갑이라면,
오늘부터 을로 살아남을 준비를 시작하라.
내일이 아니다.
바로 지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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